top of page
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Paleo-Express 1부: 고생물학과 캄브리아기 대폭발

"In studying fossils, we study ourselves - our past and our possibillities"

- Donald Prothero


안녕하세요 고객 여러분. 항상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 여러분들을 맞이하는 저희 <과학 여행사 TM>의 Paleo-Express 상품을 찾아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여행을 함께할 여행 가이드이자 Paleo-Express-C호의 차장, 이승호라고 합니다. 미리 상품 정보란에서 안내드렸다시피 이번 투어는 1박 2일에 걸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1일차에는 고생물학 여행이 처음이신 분들을 위해 맞춤으로 짠 ‘고생물학 입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렇게 기차로 하룻밤을 꼬박 달려 향하는 곳은 바로 저희 여행의 목적지이자 여행사가 제공하는 상품들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가 많고, 즐길 거리가 끊이질 않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역입니다. 또한 이 역까지 가는 중간중간에 ‘에디아카라 동물군’ 역이나 ‘오르도비스기’ 지역도 들릴 예정이랍니다. 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통~모르시겠다고요? 걱정 마세요!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설명드릴 테니 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여행을 시작해 볼까요? 모두들 자리에 착석해 주시고, 열차 출발합니다. 출~발! ~ 🚝

'고생물학'이란?

우선 저희 투어가 ‘고생물학 여행’시리즈의 스페셜 상품이고, 여행지들 또한 고생물학을 모르면 즐기기 약간 힘들 수 있으므로 제가 여러분들께 고생물학이 대체 뭔지, 무엇을 어떻게, 왜 연구하는지에 대해 아주 낱낱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고생물학(古生物學, paleontology)' 이란 과거 생물의 흔적, 다시 말해 화석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발생과 진화 과정 그리고 당시의 환경 등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물론 화석만을 연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화석과 더불어 화석이 발견된, 또는 그 주변의 지층, 때에 따라서 빙하나 유전자를 분석하기도 합니다. 이런 대상들을 연구함을 통해서 고생물학을 하는 사람인 고생물학자들은 과거 지구에 살던 생물, 뿐만 아니라 그 생물이 살던 주변 환경, 생태, 진화, 멸종에 관해 종합적으로 연구합니다. 그러나 고생물학은 과거의 생물과 환경을 연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과거 지구와 생명 연구를 통해 미래 우리 지구의 생물 또는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까 예측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답 하는 것 까지가 고생물학의 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림1. 고생물학자의 화석 발굴 과정 장면
그림1. 고생물학자의 화석 발굴 과정 장면
그림2. 고고학자의 유물·유해 발굴 장면
그림2. 고고학자의 유물·유해 발굴 장면

고생물학에 대해 잘 모르시는 손님들은 어디선가 들어본 ‘고고학’과 ‘고생물학’을 자주 헷갈려 하십니다. 고생물학을 사랑하는 저로써는 그럴 때마다 정말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프답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 만이라도 제대로 된 구분을 하실 수 있도록 아주 간단 명료하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고고학(考古學, archaeology)' 이란 인류의 물질적 자료, 즉 고고학 자료를 통해 문화를 복원하고 그들의 문화가 어떻게 그리고 왜 변화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현재와 가까운 과거에 대해 연구하며 주로 인간의 유해 그리고 인간이 남긴 건물, 물건, 유적 등을 토대로 연구를 합니다. 반면에 고생물학이 주로 연구하는 대상인 화석과 지층은 못해도 1만년은 지나야 제대로 된 화석·지층이라 말하기 때문에 고고학에 비해 훨씬 먼 과거에 대해 연구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고고학은 과거의 ‘사람’에 초점을 맞춰서 ‘사람의’ 행동, 변화, 역사 등에 대해 연구하지만 고생물학은 사람뿐만이 아닌 과거의 ‘생명체와 환경’ 전체에 대해서 연구합니다. 그러나 둘 모두 남아있는 제한적인 정보를 통해 과거를 알아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둘 모두 부서지기 쉬운 화석이나 유물을 발굴하기 위해 솔, 치과용 드릴, 체 등을 사용한 아주 섬세한 과정을 거칩니다. 또한 이렇게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는 자료는 극히 한정적이기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을 겪거나 서로 다른 의견으로 인한 대립이 특히 많은 학문들 이기도 한답니다. 이제 고고학과 고생물학이 무엇이 다른지 확실히 아셨죠?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지금까지의 내용을 아래에 표로 정리해 놨으니 아직도 헷갈리시는 분은 꼭 한 번 읽어 드리기 바랍니다 

고생물학(古生物學, paleontology)

 

고고학(考古學, archaeology)

과거 생물의 흔적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발생과 진화 과정 그리고 당시의 환경 등을 연구하는 학문

 

<정의>

인류의 물질적 자료를 통해 문화를 복원하고, 어떻게 그리고 왜 변화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

 

화석, 지층 등의 과거 생물의 흔적

지구 생명의 역사

과거의 생물은 어떻게 살았고 진화했는가?

<차이점>

연구대상

연구분야

주된 질문

 

과거 인류가 남긴 유물, 유적, 유해

인류의 역사와 문화

과거 인류는 어떻게 살았고 변화했는가?

<공통점>

솔, 체, 치과용 드릴 등을 용한 섬세한 발굴 작업이 요구됨

현재 남았는 제한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과거를 재구성하려 시도함

과거에 대해 탐구함으로써 미래에 대해 예측하고 대비할 방법에 대해 생각함



고생물학의 기초

그렇다면 지금부터 저희 Paleo-Express와 함께하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투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고생물학에 대한 기본 정보들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내가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신 승객분들이나 “그런 거 몰라도 내가 알아서 잘 즐길 거다”한 분들은 이 부분은 잠시 건너 뛰고 아래의 <캄브리아기 대폭발>파트로 가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고생물학의 연구 방법부터 시작해서 화석의 분류, 지질시대, 생물 분류와 진화론까지 아주 빠르고 확실하게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가 순식간에 지나가게 될 예정이니 꽉 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고생물학자들이 어떻게 고생물학을 연구하는지 간략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고생물학자는 현장 조사, 실험실 분석, 이미징 기술 및 컴퓨터 모델링 등의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사용합니다. 현장 조사는 말 그대로 지질 구조와 발굴 현장에서 화석을 수집하는 작업입니다. 실험실 분석에는 화석 표본의 더 자세한 발굴, 복원 및 식별뿐만 아니라 동위원소 특성, 원소 구성 및 미세 구조 특징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CT 스캐닝, 전자 현미경과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화석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컴퓨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은 과거 환경을 재구성하고, 진화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며, 환경 변화에 대한 생물의 반응을 예측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고생물학을 직접 연구하거나 연구 결과를 살펴볼 때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점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화석(지질학)기록의 불완전성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에 살아왔던 대부분의 생물들은 화석이 되지 못한 채 사라졌습니다. 극히 일부의 운이 좋은 상황 속에서 수십만에서 최대 수십 억년의 세월을 버텨 온 소수의 개체들 만이 지금까지 살아남아 우리에게 과거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 줄 뿐이지요. 지층 또한 풍화와 침식을 반복하며 연이은 층들 사이에 큰 시대적 차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것이 과거 지구의 다가 아니라는 비판적 사고 방식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림3. 지표면 위로 드러난 지층. 수백, 수천 만년에 걸쳐서 쌓인 이 줄무늬들 사이사이에는 짧게는 수천년에서 길게는 수십 만년 이상의 시간차가 나기도 한다.
그림3. 지표면 위로 드러난 지층. 수백, 수천 만년에 걸쳐서 쌓인 이 줄무늬들 사이사이에는 짧게는 수천년에서 길게는 수십 만년 이상의 시간차가 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고생물학자들의 주 관심사 중 하나인 이 화석은 어떻게 분류하고 연구하는 걸까요? 우선 ‘화석(化石, Fossil)’의 사전적 정의는 ‘지질시대에 생존한 생물의 뼈를 비롯한 신체 부위, 혹은 발자국과 같은 생활흔적 이 퇴적물 중에 매몰된 채로 또는 지상에 그대로 보존되어 돌이 되어 남은 것’ 입니다. 그러나 꼭 퇴적층 속이 아니더라도 타르 피트나 빙하 속에 뭍혀 있던 것들도 일종의 화석이라 부릅니다. 보통 화석은 1만년 이상의 세월은 흘러라 ‘화석’이라 부르기 때문에 역사 시대 전쟁터의 사람의 뼈나 최근에 버려진 치킨의 뼈,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람이 만든 유물 등은 모두 화석 취급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알아 두어야 할 사실은 아주 소수의 화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석은 뼈나 골격 그 자체가 남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있던 자리를 다른 광물이 채우면서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화석이 공룡의 사체다’ 이런 말들은 엄밀히 말하면 모두 틀린 말이지요. 과학자들은 이런 화석을 더 쉽게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하고 나눠서 연구하기도 합니다. 우선 화석이 생물의 흔적이다 보니까 원래 생물의 종류에 따라서 동물화석, 식물화석 같은 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석으로 알아 낼 수 있는 정보에 따라 표준화석과 시상화석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표준화석(標準化石, index fossil)은 지층이 쌓인 순서를 판별하거나 지층이 쌓인 시기를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화석을 말합니다. 표준화석은 해당 생물이 특정 시기에 발생하고 특정 시기에 멸종해서 해당 생물이 살았던 시기의 지층이 쌓인 시기를 쉽게 판별할 수 있게 해주고, 지구 전역에 분포해서 어디서든 발견되는 표준화석은 서로 다른 지역 간의 시간대 비교에 있어서 특히 더 중요합니다. 예시로는 중생대의 공룡과 암모나이트, 고생대의 삼엽충, 신생대의 화폐석, 각 시대마다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진 유공충 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시상화석(示相化石, facies fossil)은 지층이 쌓인 장소의 특정한 기후 환경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화석을 말합니다. 이들은 생전에 환경 변화에 민감해 분포 지역이 좁은 편이며 생존 기간이 길어 이 화석이 발견된 지역의 과거 환경을 추리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예를 들어 따듯하고 얕은 바다에 사는 산호, 습하고 온난한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고사리, 또는 조개 화석 등이 있습니다.

그림4. 중생대의 표준화석인 공룡 중 하나인 Tyrannosaurus rex. 미국 피츠버그의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에 소장
그림4. 중생대의 표준화석인 공룡 중 하나인 Tyrannosaurus rex. 미국 피츠버그의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에 소장
그림5. 고생대의 표준화석인 삼엽충. 사진 속의 종은 오르도비스기에 살았던 Asaphus kowalewskii이다. 필드 자연사 박물관 소장.
그림5. 고생대의 표준화석인 삼엽충. 사진 속의 종은 오르도비스기에 살았던 Asaphus kowalewskii이다. 필드 자연사 박물관 소장.
그림6. 신생대 제 3기 에오세~마이오세의 표준화석인 화폐석. 단세포 생물이 만든 거대한 껍데기이다. 빈 자연사 박물관 소장.
그림6. 신생대 제 3기 에오세~마이오세의 표준화석인 화폐석. 단세포 생물이 만든 거대한 껍데기이다. 빈 자연사 박물관 소장.
그림7. 다양한 형태의 유공충 껍질. 자신을 보호하는 껍질을 만드는 단세포 생물인 유공충은 그 껍데기의 형태로 시대를 구분할 수 있다.
그림7. 다양한 형태의 유공충 껍질. 자신을 보호하는 껍질을 만드는 단세포 생물인 유공충은 그 껍데기의 형태로 시대를 구분할 수 있다.
그림8. 육방상호의 일종으로 생각되어지는 Prismatophyllum Coral의 화석. 산호는 대표적인 시상화석이다.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 소장.
그림8. 육방상호의 일종으로 생각되어지는 Prismatophyllum Coral의 화석. 산호는 대표적인 시상화석이다.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 소장.
그림9. 습하고 온난한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시상화석인 고사리. 샘 노블 오클라호마 자연사 박물관 소장.
그림9. 습하고 온난한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시상화석인 고사리. 샘 노블 오클라호마 자연사 박물관 소장.

마지막으로 생물의 어떤 부위가 화석이 되었는지에 따라 생흔화석체화석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먼저 생흔화석은 흔적 화석으로도 불리며, 생물의 사체가 아니라 발자국이나 생물이 의도적으로 파낸 굴, 똥, 꽃가루 등 생물이 남긴 흔적이 화석화된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정말 많이 발견되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나 고대 비버의 일종인 Palaeocastor 가 남긴 ‘악마의 코르크 따개’라고도 불리는 땅굴 화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체화석은 말 그대로 생물의 뼈, 피부 같은 몸의 일부가 화석화된 것을 말합니다.

그림10. 대표적인 생흔화석 중 하나인 공룡 발자국 화석.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견되며, 그 보존 상태도 좋은 것들이 많다. 고성 덕명리 소재.
그림10. 대표적인 생흔화석 중 하나인 공룡 발자국 화석.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견되며, 그 보존 상태도 좋은 것들이 많다. 고성 덕명리 소재.
그림11. 신생대 올리고세 말~마이오세 초에 살던 Palaeocastor라는 고대 비버가 파 놓은 땅굴 화석. ‘악마의 코르크 따개’라 불리기도 한다. 미국 내브래스카 주 Agate Fossil Beds National Monument소재.
그림11. 신생대 올리고세 말~마이오세 초에 살던 Palaeocastor라는 고대 비버가 파 놓은 땅굴 화석. ‘악마의 코르크 따개’라 불리기도 한다. 미국 내브래스카 주 Agate Fossil Beds National Monument소재.

그리고 이런 화석과 같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내용을 더욱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리하기 위해 시간에 따라 구분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지질시대’ 입니다. ‘지질시대(地質時代, Geological history)’는 약 46억 년 전 지구가 형성된 시기부터 현세까지의 시간을 지질학적으로, 더욱 체계적이게 연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대입니다. 지질 시대의 구분 기준에는 지층의 변화, 생물군의 변화 등이 있으며, 그 절대 연도는 방사성 동위 원소 측정법을 주로 활용합니다. 각 시대는 누대(Eon), 대(Era), 기(Period), 세(Epoch), 절(Age)로 세분됩니다. 때에 따라서 층서학의 단위인 군(Group), 계(System), 통(Series), 조(Stage)의 단위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각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기분이 되는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지점을 GSSP(Global Stratotype Section and Point)으로 정하고 황금못(Golden Spike)를 박아 표시를 한답니다. 이 지질시대에 관한 자세한 예기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더 설명 드리도록 하고, 지금은 우리의 목적지인 캄브리아기와 그 주변 지질시대만 기억해 주셔도 좋답니다.

그림12. 국제 층서학 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Stratigraphy, ICS)가 2025년 3월 1일에 발표한 최신 지질시대 구분 표.
그림12. 국제 층서학 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Stratigraphy, ICS)가 2025년 3월 1일에 발표한 최신 지질시대 구분 표.

이쯤 되면 너무 많이 몰아치는 생소한 정보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 것 같은데도 이렇게 제 설명을 들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두 키워드인 ‘생물 분류’와 ‘진화론’은 제대로 예기하자면 정말 설명이 밑도 끝도 없이 길어지기 때문에 위의 지질시대와 마찬가지로 간단하게만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생물 분류’ 란 말 그대로 발견된 생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그와 가까운 생물들을 묶어 가면서 생물학적 형태에 따라 계통화 하는 것을 말합니다. 연구를 하면서 대상 생물에 관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 지면서 생물 분류가 달라지거나 원래 있던 분류군으로 통합되기도 한답니다. 고생물학이나 이런 생물 쪽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 생물분류를 할 때 사용하는 ‘린네의 분류법’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분류법은 고생물학과 진화론이 아직 제대로 성립되기 전에 만들어져 현재 생물 분류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종, 속, 과, 목, 강, 문, 계 같이 분류군에 이름을 붙이기 보다는 모두 ‘00류’로 통일해서 부르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분류된 생물들은 ‘학명(學名, scientific name)’ 이라는 전세계 공통으로 사용되는 이름이 붙여집니다. 이는 언어나 지역별로 같은 생물을 다르게 부르기 때문에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에게 친숙한 호랑이는 영어로는 tiger, 일본어로는 とら 라고 부르지만 학명으로는 Panthera tigris 라 합니다. 학명은 기본적으로 라틴어로 표기하며, 다른 언어의 말을 사용할 때도 라틴어로 옮겨 쓰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발음 또한 라틴어 발음을 따릅니다.

마지막으로 ‘진화(進化, evolusion)’는 생물 집단이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변화를 축적해 집단 전체의 특성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새로운 종을 형성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진화와 진화론에 관해서는 정말로 할 예기가 많기 때문에 적자생존과 사람들이 진화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점 몇 가지만 제대로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적자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 이란 진화론의 기본 원리 중 하나로 용어의 의미 그대로 환경에 적응하는 종/개체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종은 도태되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 중 첫번째는 절대로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보기에 약하거나 쓸모없어 보이는 형질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그 생물이 열등하거나 우리가 더 우수하다는 착각은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진화론에서 말하는 인간과 원숭이가 한 조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과거에 인간도, 그렇다고 원숭이도 아닌 생물체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 인간과 원숭이가 되었고, 따라서 둘은 공통 조상을 지닌다는 뜻입니다. 절대로 원숭이가 진화해 인간이 되었다던가, 인간이 진화해 원숭이가 된다는 식의 말이 아닙니다.

그림13.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장비목 생물들의 진화 계통도. 장비목은 현생 코끼리와 그 조상들이 속해 있는 분류군이다. Vladimir Nikolov의 그림.
그림13.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장비목 생물들의 진화 계통도. 장비목은 현생 코끼리와 그 조상들이 속해 있는 분류군이다. Vladimir Nikolov의 그림.

이제 고생물학이 무엇을, 어떻게, 왜 연구하는지 잘 아셨나요? 제가 손님 여러분들께 제대로 된 여행을 선사 드리고 싶어 약간 흥분한 것도 같네요. 제가 느끼기에 상당히 지루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알려드린 내용을 생각하면서 앞으로의 여행을 즐기신다며, 그 어느때보다도 벅차고 신나는 경험이 될 것을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 일정은 이것으로 마치고 내일 아침, 캄브리아기 역에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이상으로 여러분의 투어 가이드 이승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투어 가이드 이승호입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죠? 더 많고 깊은 정보를 찾아보고 싶으시다고요? 당연히 찾아드리고 말고요. 더 많은 정보와 재미있는 배움을 위한 영상 자료들과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한 참고자료까지, 모두 준비해 놓았답니다! 취향껏 골라 보시면 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다음 여행에서 다시 뵈요!

영상1. 진짜 고생물학자의 하루를 따라가며 고생물학자가 하는 일, 받는 임금, 연구 방법 등을 알고 싶다면 보기 좋은 영상.
영상2. 우리나라의 척추고생물학자가 직접 설명해 주는 고생물학자가 하는 일과 되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것 등에 관한 정보. 고생물학, 특히 척추고생물학에 관심이 많다면 모기 좋은 영상.
영상3. 우리나라 지구과학 교과에 나오는 고생물학 과련 내용을 듣기 좋게 정리한 노래. 우리나라의 이 쪽 분야에 대한 관심과 교과서 내용 수준이 처참하기 때문에 내용 오류나 부족한 점이 매우 많다. 시험 내용 암기를 위해 듣거나 재미로 듣는 게 아니라면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볼 것
영상4. 지질시대에 관해 벌어진 주요 사건들과 대륙 이동 등을 한 번에 보고 싶다면 매우 추천한다. 다만 가면 갈수록 빠르게 지나가고 글씨가 많아 멈추면서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글에 들어와 끝까지 읽은 사람 이라면 분명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호 학생기자 | 물리지구 | 지식더하기

ree


참고자료


첨부 이미지 출처

그림1. Paleontology

그림2. College of Wooster archeologist leads discovery of Maya queen's tomb in Guatemala (photo gallery) - cleveland.com

그림3. 30,400개 이상의 Stratum 스톡 사진, 그림 및 Royalty-Free 이미지 - iStock

그림4. 지구 활보한 티라노 25억 마리, 화석은 고작 100개


첨부 동영상 링크

댓글


워터마크_colored.png

KOSMOS는 KSA Online Science Magazine of Students의 약자로,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이 만들어나가는 온라인 과학매거진 입니다.

단체소개  운영진에게  이용약관  기자단 페이지

​본 단체와 웹사이트는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작물의 무단 전재 및 배포시 저작권법 136조에 의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습니다. 

© 2018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ALL RIGHTS RESERVED. Created by 김동휘, 윤태준.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바로가기

_edited_edited.p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