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오보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 편집팀
- 2024년 6월 28일
- 8분 분량
많은 사람들이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기상청에 대해 ‘오보청’, ‘중계청’ 등의 좋지 않은 별명으로 부르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 제공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신뢰하지 못한다. 심지어 몇 년 전에는 기상청의 오보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오후의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바탕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상 예측법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또 과거부터 현대까지 기상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었던 수과학적 원리를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기예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기상 예보의 개념 및 종류
이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이전에, 기상 예보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부터 짚고 가도록 하자. 우선 기상 예보란, 여러 장소의 날씨, 기압, 풍향, 풍속, 기온, 습도 등의 기상 정보를 모아, 대기와 지면 등의 상태를 예측하고 전하는 과학 기술이다. 이는 단기예보, 주간예보, 장기예보로 나뉘는데, 단기예보는 오늘, 내일, 모레의 날씨를 예보하고, 주간예보는 1주일 앞까지의 매일의 날씨를 예보하며(매주 화요일, 금요일 발표) 장기예보는 1개월, 3개월, 6개월 앞의 날씨에 대한 큰 특징을 예보한다. 그 밖에 특별한 예보로서는 철도·항공기·전력·홍수 등을 대상으로 한 예보가 공공단체 등의 요망에 따라 발표된다. 또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에는 기상 정보나 주의보를 발표하고 큰 피해가 예상될 때에는 경보를 발표하여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각종 주의보 및 경보에는 폭풍·폭풍우·대설·호의·건조·안개·한파·태풍·해일·파랑주의보 및 경보 등이 있다.
기상 예보의 역사 및 시대에 따른 기상 예측 법 변화
우선 고대에는 어떻게 기상을 예측했을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는 기상 예보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책 ‘기상학’을 저술하였는데, 이는 중세시대까지 기상과 관련된 학문의 교과서처럼 여겨졌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또한 기상과 관련된 속담들을 책으로 정리하였는데, 이가 과학적 이론이나 관측보다는 오랜 경험에 의해 얻어진 지식처럼 보이지만, 이는 오늘날에 보아도 매우 정확한 것들이 많다.
이제 중세시대로 넘어가 보자. 중세시대에는 기상예보가 점성술의 하나로서 기상을 점치는 사례가 많았고, 17세기 독일의 게리케(Otto von Guericke; 1602-1686)는 과학적 기상예보로 볼 수 있는 예측을 하였다. 진공에 관해 연구한 그는 이를 바탕으로 기압계를 만들었고, 마그데부르크의 시장으로 일하던 당시 날마다 관측하던 기압계가 갑자기 내려간 것을 보고 곧 폭풍우가 몰아칠 것을 예언하였다. 영국의 천문학자 핼리(Edmund Halley; 1656-1742)는 기상학뿐만 아니라 해양학의 개척에도 큰 공헌을 하여 북위 30°와 남위 30°사이의 계절풍과 무역풍의 평균 상태를 밝혀내는 등 훗날 기상도에 의한 일기예보의 바탕을 마련하였다. 1780년대부터는 유럽에서 기상학회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되었으며, 후에 기상도가 그려지기도 하였고,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 1769-1859)를 비롯한 독일의 기상학자들은 계절별 등온선의 특징이나 기류, 해류, 지표의 높이 등이 등온선에 미치는 영향, 남반구와 북반구에서의 바람의 특성 등에 관해 연구하여 많은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이들이 그린 기상도는 주로 몇 년 이상의 오랜 관측기록에 의한 것이었지 바로 다음날의 일기예보를 가능하게 할 정도로 최신의 것은 아니었으므로 현대의 일기예보라고 볼 수는 없다.

이후 19세기부터 기상 관측이 시작되었지만, 20세기 초반까지는 기상관의 경험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상관은 관측소에서 보내준 자료를 토대로 일기도를 작성하고, 과거의 기록에서 유사한 기후 패턴을 찾아 어림하여 예보하였다.
그러던 중, 날씨를 경험이나 어림이 아닌 명확한 수학적 기준에 의해 예측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 일기예보에 처음 수학 모델을 적용한 사람은 영국의 기상학자 루이스 리처드슨(Lewis Fry Richardson)이다. 그는 1922년 기상관의 임의성을 줄이고 시스템으로 정확하게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수학을 이용한 최초의 수치 예보 모델을 만들었다. 과거 데이터와 현재 데이터를 비교해 변화의 정도만큼 유체역학의 기본 법칙(베르누이 원리)과 온도와 관련된 물리 법칙 등을 응용한 방정식을 대입하여 기상을 예측한다. 다만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었으므로 인간이 직접 계산했는데, 리처드슨이 방정식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6시간 뒤의 날씨를 예측하는 데 6주의 시간이 걸렸다. 이뿐만 아니라 관측 자료의 오류, 단순화의 오류, 계산상의 오류가 중복되자 예측 결과 역시 크게 빗나갔다.
이와 같이 지지부진하던 중, 1950년에 기상관측을 크게 발전시키는 발명품이 등장한다. 바로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이다. 연구자들이 애니악으로 리처드슨이 만든 수치 예보 모델을 실행한 결과, 24시간 뒤의 날씨를 알아내는 데 24시간이 걸렸다. 물론 인간이 직접 계산하는 것보다 빨랐지만, 하루 뒤의 날씨를 하루 뒤에 알 수 있어 일기예보의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컴퓨터의 성능이 점차 향상되면서 리처드슨의 수치 예보모델이 기상 예보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기상예보의 방법
전자컴퓨터의 발명으로 수치예보모델을 활용한 일기예보가 본격화되었다. 오늘날의 일기예보는 ‘수치 예보’를 토대로 한다. 현대의 정확한 수치예보, 즉 Numerical Weather Prediction, NWP이란, 대기현상의 역학 및 물리적 원리에 대한 지배방정식들을 컴퓨터를 활용하여 연속적으로 수치 적분함으로써 현재의 대기상태를 분석하고 나아가 미래의 대기상태를 정량적으로 예측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뛰어난 성능을 가진 슈퍼컴퓨터를 통해 계산한다. 수치예보모델은 기후모델, 현업용 종관모델, 중규모 모델, 특화된 모델로 나뉘며, 기후모델은 장시간에 걸친 대류권과 성층권에서의 일반적인 대기상태 변화, 현업용 종관모델은 매일매일의 날씨를 예보하는데 이용된다. 또한 중규모 모델은 지형에 의해 강제된 국지적 날씨변동을 예측하며 특화된 모델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안개, 적란운, 층적운, 하층 난류와 같은 현상의 물리과정을 이해하는 연구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모델의 해상도는 수치 계산에 사용한 컴퓨터의 성능, 모델이 모의할 영역의 크기, 모델이 모의하고자 하는 가장 작은 기상현상의 규모, 즉 최소로 취급하는 기상 정보 등에 의해 결정된다. 즉, 컴퓨터의 성능이 우수할수록, 모의영역이 작을수록 그리고 모의하고자 하는 현상의 크기가 작을수록 모델을 고해상도로 구성하게 된다. 모델대기는 연직방향으로도 수십 개의 층으로 나누어지는데 각 층은 지구 표면에 대해 고정된 개수의 격자점을 포함한다. 모델대기의 최상단 고도와 연직 층수는 모델 대기의 연직 해상도를 결정하며, 각 격자점에는 각 격자점이 포함하는 대기요소들의 평균 상태를 나타내는 일련의 값들을 갖는다.


이러한 수치예보 모델링 과정은 크게 자료수집, 품질검사, 자료 동화로 나뉜다. ([그림4] 참조) 자료수집 과정은 수치예보모델을 수행하기 위해 실측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으로, 실측자료는 다양한 출처로부터 수집된다. ([그림5] 참조) 이 중 라디오존데([그림6] 참조)는 지상에서의 기상 관측소 시스템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되며, 가벼운 기체(보통 헬륨)를 넣은 네오프렌(고무의 일종) 풍선에 라디오존데를 달아 하늘로 띄워 관측한다. 기온이나 기압, 습도, 오존 농도, 일사량, 공중 전기 및 방사능 등 대기 중의 기상 상태를 측정한다. 라디오존데는 1초에 한 번씩 전파를 지상으로 보내는데, 전파는 기온, 기압, 습도 등에 따라 파장이 변한다. 지상에서는 전파의 파장을 통해 하늘 위의 대기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사용하는 라디오존데에는 GPS가 달려진 경우가 많아, 데이터가 측정된 위도와 경도, 고도를 정확히 알 수 있고, 그만큼 더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다. 라디오존데의 1회 비행시간은 60분에서 90분 사이이고, 정보를 제공하며 하늘로 올라가다 보면 대기가 점점 줄어들어 기압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풍선 속 공기가 팽창해 풍선이 터져 버려진다. 이외에도 도플러 기상 레이더(DWR : Doppler Weather Rader), 지역 기상 관측 시스템, 측풍장비(wind profiler), 해상 기상 관측, 항공기 기상 관측, 낙뢰 관측 장비 등을 통해 관측 데이터를 수집한다. 또한 이렇게 전 세계에서 관측된 데이터는 세계의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전 지구 통신망(GTS : Global Telecommunication System)’을 통해 짧은 시간에 국제적으로 교환된다. 이에 따라 수집된 전 지구적인 대기의 상황을 통해 일기를 예보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품질 검사로, 자료의 오차가 향후의 예측에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로 큰 오차를 포함하고 있는지 탐지하기 위한 품질검사를 진행한다. 관측자료가 수집되면 자동품질검사 시스템이 작동되며 어느 자료가 큰 오차를 포함하는 것으로 판명되면 자료동화과정에서 제외되도록 표시한다. 품질 검사 목록에는 정상적 표기, 기후로부터의 비정상적 차, 시간의 연속성, 배경장과의 유사성, 인접 관측자료와의 유사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 모델은 격자를 기준으로 자료를 수집하므로, 무시되는 작은 섬이나 분지 등도 그 부근의 기온이나 우량에 꽤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일정한 지역마다 날씨가 변하기 쉬운 지형이 있는 곳은, 예보 계산에서 나온 값을 보정하며, 이는 과거에 축적된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마지막 단계는 자료 동화 과정으로, 모델 대기와 자료를 혼합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대부분 육지에 위치하면서 시공간적으로 불규칙하게 분포하고 다양한 유형의 정확도가 다른 자료들을 갖고 있다. 예보를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각 격자점들의 자료에 포함되어 있는 정보를 대기상태에 대한 초기 추정 치(이전의 예보 값)를 활용하여 하나로 혼합한다. 그 후 이를 통해 대기 지배방정식을 구현한다. 이 지배방정식에는 운동량 보존, 질량보존(연속방정식), 이상기체 상태방정식,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 수증기 보존 등이 포함된다. ([그림9] 참조) 따라서 현대의 수치예보모델은 이러한 여러 대기 지배방정식을 구현한 종합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예보 계산이 끝난 후에는 예보 업무에 이용하기 쉬운 형태로 데이터를 변환한다. ‘수치 예보’의 결과는 말 그대로 숫자의 나열일 뿐이므로, 그대로는 다루기 어렵다. 따라서 컴퓨터에서 맑음, 비, 구름과 같은 날씨, 강수 확률, 기온 등 우리가 직접적으로 보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를 변환시킨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기상 예측법의 변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새로운 기술인 켬퓨터가 기상예보에 도입되면서 수치예보모델을 활용한 예보가 가능해졌으며, 종국적으로 기상 예보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컴퓨터’ 이외에도 다양한 과학기술들이 현대의 기상예보에 활용되고 있다.
첫번째는 ‘기상 위성’이다. 기상위성이란, 기상관측만을 주목적으로 설계하여 발사된 위성으로, 정지 기상위성과 극궤도 위성으로 나뉜다. 일기예보의 정확도는 기상위성이 등장하기 전과 후로 확연히 달라졌다. 그 이전의 기상 관측은 부분적인 정보를 모아 전체의 그림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위성 덕분에 최초로 하늘에서 구름이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기상위성은 정지 기상위성과 극궤도 기상위성으로 나뉜다. 정지 기상위성은 정지 궤도에 위치해 있다. 정지 궤도란 적도 상공 약 36000km의 원 궤도를 뜻하며 정지 궤도에서 가시광선, 적외선 등으로 지구를 촬영하고 있다. 거의 실시간으로 구름의 위치 등을 알 수 있으며, 연속 영상으로 구름이나 수증기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바람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국의 정지 기상위성인 ‘천리안 기상위성’은 적도 상공 36000km, 동경 182.2도에서 기상을 관측한다. 하지만 정지 기상위성은 각도상 지구의 극지방과 그 주변은 제대로 관찰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극궤도 기상위성이 존재한다. 극궤도 기상위성이란 지구의 극궤도를 따라 남북방향으로 비행하면서, 지구의 자전과 함께 지구 전체 표면을 관측할 수 있는 특성을 이용하여 기상을 관측하는 위성을 뜻한다. 여기서 극궤도는 남북 양극의 상공을 통과하는 궤도이다. 극궤도 기상위성에는 미국의 ‘타이로스’, ‘님버스’, ‘에사’, ‘노아’ 그리고 러시아의 ‘메테오르’ 등이 있다. 이러한 정지 기상위성, 극궤도 기상위성 정보는 전 세계가 공유한다.
다음으로 인공지능 또한 기상예측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기상관측용 로봇 및 기상예측용 AI를 개발하고,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2020년, ‘나우캐스트’를 발표해 기술 우위를 선점했다. ‘나우캐스트’는 구글의 이미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레이더에 찍힌 구름의 양, 분포 등의 변화 패턴을 빠르게 분석하여 기상을 예보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딥러닝 기술이란, 인공지능 기술 중 인간의 뉴런과 비슷한 인공신경망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구글은 개발 초기 단계에 이미 기존 기상예측에 드는 6시간을 5분~10분가량으로 단축했고, 미국 해양대기청(NOAA) 보다 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최신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기 때문에 국지성 폭우처럼 극한 이상 기후 예보 효과가 높다. IBM도 웨더컴퍼니를 인수한 후 AI 기반 기상 정보 플랫폼을 개발해 세계 유수의 항공사에서 활용 중이다. 민간 차원뿐만 아니라 독일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이상 기후에 위기감을 느끼는 세계 여러 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AI 기반 기상 예측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과 고성능컴퓨팅(HPC) 기술이 활용된다. HPC와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하면 기상 데이터를 유연하게 살펴보고 과거 이벤트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를 보다 정확하게 모델링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연구원들은 기상 시스템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들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뿐만 아니라, 머신러닝 모델은 기상 예보관이 일부 정보를 검색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할 때 실제 관측 값과 유사한 데이터 또는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여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기상예보가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까닭
이제까지 기상예보의 역사와, 현대 기상예측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술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왜 우리에게 전달되는 기상예보는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앞선 글에서 모두 언급되었다. 수치예보모델의 과정을 다시 되짚어보도록 하자.
수치 예보 모델은 관측한 정보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게 하도록 수치화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은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하지만 컴퓨터가 이를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을 가로세로로 구간을 나누어 격자 모양으로 만든 후, 각 구간마다 기온, 풍향, 풍속, 압력, 습도, 등을 숫자로 입력해줘야 한다. 지표면에 맞대고 있는 격자는 지형의 높이, 토양의 온도, 수분 함량 등의 정보도 입력해야 한다. 바다와 맞대고 있는 해안이라면 수온, 물의 흐름, 물과 얼음의 비율 등을 추가로 입력한다. 모든 데이터가 입력되면 컴퓨터는 격자 간의 상호작용을 앞서 언급한 법칙과 방정식 등을 적용해 푼다. 그 후 각 구간별로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 값을 도출한다.
이러한 수치 예보 모델의 과정과 구성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관측소가 지구 전역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떠한 구간에는 실측 자료가 아닌 추측치를 입력하고, 추측치를 통해 예측하면 오차가 생긴다. 실제로 관측 데이터가 없는 곳은 이전의 예보 값을 활용하며, 이는 다른 지역의 관측 값과의 시간차로 인하여 오차가 커진다. 또 위성은 전체 조감도를 제공하지만 각 지역의 상세한 정보를 파악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관측소에서 측정한 자료 역시 완전하지 않다.
둘째, 또한 연속된 공간을 구간으로 나누었기 때문에 빈틈이 발생한다. 현재 전 지구 모델의 수평 격자는 10km로, 한반도만 떼어서 보는 모델에서는 1.5km까지 나뉜다. 또 고도마다 다르므로 수직으로도 나눈다. 하지만 지구의 연속된 공간을 촘촘히 나눈다고 하더라도 빈틈은 있으며, 그 사이에서 나타나는 크고 작은 오차로 일기예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모델에 입력되는 자료 외의 외부 요소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고도 80km 이상이나 땅속의 변화도 미미하지만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먼지나 빛도 날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범위 안에 있지만 우리가 날씨 예측에 사용하지 않는 요소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또 비행기가 지나가 구름이 생기고 강수량이 늘어날 수도 있으며(비행기가 다니는 곳은 근처의 다른 지역에 비하여 강수량이 많다.) 미세먼지도 대류의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 이와 같은 다양한 변수로 인하여 수치 예보 모델이 내놓는 예측의 신뢰도는 그 시간의 간격이 클수록 급격히 떨어지며, 우리가 관측하는 기상 정보는 전체 정보의 1% 정도로, 예측이 크게 벗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치 계산에서 오차가 발생하며, 수치 예보에서는 작은 오차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더욱 커지는 성질이 있어서, 작은 오차이더라도 예보 기간이 늘어나면 예보 결과의 오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우리는 생활하며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매일 아침 당일의 날씨를 확인하여 입을 옷을 결정하고, 일정을 조율하기도 하며, 필요한 물건을 챙기기도 한다. 물론 나 또한 일기예보를 확인한 적은 많았지만 그 원리나 그 속의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날씨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 그 원리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역사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어서 즐거웠던 것 같다. 우리가 매일같이 손쉽게 날씨를 확인할 수 있는 데에는 기상청의 역할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기상청에 대한 감사함을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무작정 비판하기 보다는 그 원인을 파악하고 도리어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공유경 학생기자 | 물리지구 | 에세이
참고자료
[1] 네이버 지식백과 – 일기예보, 일기예보의 역사, 기상위성 https://terms.naver.com/
[2] 오후,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3] 기상청 초급 예보관 훈련용 교재 – 수치예보
[4]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누리집 https://www.kma.go.kr/super/
[5] 기상청 공식 블로그 – 방정식으로 일기예보를 만든다? https://zrr.kr/FUEj
[6] The Science Times – 예보적중률을 높이는 기술, 이상 기후에 대응하다 https://zrr.kr/90Fk
[7] 교육부 공식 블로그 – 기상위성은 어떤 일을 할까? https://zrr.kr/4Gzq
첨부한 이미지 출처
[1] (그림1) 교육부 공식 블로그 – 일기예보의 역사
[2] (그림2, 3) NWP Essentials : Structure and Dynamics
[3] (그림4, 7, 8) 기상청 초급 예보관 훈련용 교재 – 수치예보
[4] (그림6) WCNC charlo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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