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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s vide 조리방식의 장점과 단점.

요리 유튜브를 취미로 보는 사람이나 아니면 유튜브 자체를 보는 사람이라면, “수비드(Sous Vide)”라는 말이 낮설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수비드 조리법은 식재료를 익히는 방식 중 하나로, 재료를 진공포장 시켜서(대부분 비닐 봉지에) 물 속에 넣고 40도에서 50도의 저온에서 고압을 가하면서 조리하는 방식이다. 수비드는 재료의 굽기, 특히나 고기의 굽기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어 최근부터 굉장히 많이 사용된다. 이 기사에서는 수비드 조리법에 관하여 역사, 목적, 특징과 알맞은 식재료 등을 적어 보도록 하겠다.

일반적인 수비드 조리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반적인 수비드 조리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수비드 조리법의 역사

1985년 9월의 한 오후, 몇 명의 특별한 손님들이 유명한 셰프 조엘 로부숑의 요리를 먹으러 이 자리에 모였다. 조엘은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식당 Jamin을 운영 중이었다. 그는 그의 옆에서 수년을 일해온 부셰프 마이클 클리셰와 같이 그 손님들의 요리를 준비중이었다. 요리는 당연하게도 손님들을 실망시키지 않았고, 또한 요리와 함께 손님들은 매우 빠르게 지나가는 파리 출발/스트라우스버그행 기차에서 프랑스의 기막힌 시골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Jamin 레스토랑이 아닌 기차 안에서 굉장한 요리를 해낸 것이다. 그 코스요리 전체가 몇일 전에 기차역의 실험요리실에서 준비되어, 부셰프는 그저 이미 준비된 음식을 대우기만 해도 처음 만들었을 때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없다. 좁은 기차칸에서 여러 일동안 지난 음식을 데웠을 때와 레스토랑에서 바로 나온 음식을 향이나 식감만 비교해도 당연히 차이가 날 텐데, 조엘 셰프는 수비드 기법을 사용해서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식당 Jamin
식당 Jamin

음식을 밀봉된 봉지에 담아서 조리하는 시도는 지금까지 계속 있어왔다. 요리 역사에 있어서 음식은 잎사귀에 말아져도 보았고, 지방에 감싸거나, 소금에 덮이고, 심지어 동물 내장에 넣어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연잎밥이라는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렇게 담아서 조리하게 되면 음식과 산소가 최소한으로 접촉하게 되면서 음식의 부패를 최대한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허나 수비드 요리가 처음 나왔을 때는 비교적 최근인 1799년이었다. 열과 관련된 많은 실험을 한 물리학자 벤자민 톰슨은 감자를 저온으로 말리기 위해서 만든 기계에서 고기를 굽고자 하였다. 양고기를 놓고 3시간 동안 기다린 결과 그는 고기의 맛을 이렇게 평가하였다. “그저 먹을 만한 것이 아닌 완벽하게 익혀졌고 지금까지 먹은 고기 중 가장 잘 익었다. 고기는 이상하게도 육즙이 많고 굉장히 균일하게 익혀져 있었다.” 톰슨은 물 대신에 열을 전달하는 기법으로 사용하였지만, 고기를 균일하게 익히는 데 성공했다는 데에서 수비드 조리법의 시작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톰슨의 발견이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톰슨의 방법을 돈이 많이 들고 조리하는데 힘이 들었기에 수비드 기법은 1960년대 열을 가해도 손상이 없으며 진공을 유지할 수 있는 기구들을 미국/프랑스 엔지니어들이 만들게 되면서 연구/상용화 되었다. 1974년, 프랑스에 Troisgros라는 레스토랑이 처음 수비드 기법을 선보인 후, 위에 나온 것처럼 Jamin의 셰프들이 사용하게 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수비드라는 기법이 알려지게 된다.


수비드 기법: 정확하게

많은 사람들이 “수비드”라고 하면 위에서 서술했듯 유튜브 등에서 나온 수비드 조리 영상들을 보고 진공 포장을 해서 고기를 조리하는 것이 수비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수비드의 핵심은 바로 물 속에서 식재료를 중탕시킴으로써 굉장히 정밀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는데 있다. 이 온도 조절을 이용해서 고전적인 방법으로 조리하기 거의 불가능한 요리들을 만들 수 있다. 부드러운 안심 요리를 만드는데 고전적인 방식으로 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들어가는 반면에, 수비드 조리법을 사용하면 손쉽게 전문가 수준으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왜 수비드를 사용할까?

위에서 말했듯이, 수비드를 사용하면 음식의 풍미와 질감을 다른 조리 방식과 비교 불가능하게 섬세한 요리들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온도의 분포가 균일하기에 중앙을 더 익히려고 오버쿡이나 언더쿡(일부러 익히거나 익히지 않는 조리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수비드는 특히 굽는 온도와 굽는 압력에 민감한 고기나 생선 등을 조리할 때 쓴다. 예를 들어보자면, 연어를 익힐 때 연어가 가장 탱글하고 잘 구워졌다고 평가받는 익힘 정도는 굉장히 좁은 범위에 있다.

시간을 조금만 놓쳐도 완벽한 고기가 적당한 고기로 변경될 수도 있다. 어떤 온도로 구워야 가장 이상적인지에 대한 셰프들의 의견은 다르지만, 프라이팬에서 연어를 조리할 때의 온도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모두가 동의한다. 아까 말했듯이 높은 온도로 굽게 되면 겉은 타고 속을 덜 익게 되어 익힘 정도가 불균형하게 되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열을 가하는 물의 흐름까지 통제하고 또 좋은 사양의 순환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면, 고기나 생선의 조리 온도를 0.5도 단위까지 맞출 수 있다. 또한, 고기나 생선이 조리 완료되면 이미 열평형 상태에 있기 때문에 열이 어느 쪽으로 순환되지 않아 조리하고 난 후 음식의 변화가 적다. 하지만, 온도를 균일하게 하여서 음식을 조리했을 때 나오는 단점도 있다. 겉이 속과 익힘이 같기 때문에, 속이 익었더라도 겉에 고기가 탄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수비드를 사용했을 때 연어의 내부와 외부의 온도. 온도 차이가 거의없다.
수비드를 사용했을 때 연어의 내부와 외부의 온도. 온도 차이가 거의없다.
수비드에 관한 오해들

오해: 공기 없이 음식을 조리하면 식중독에 걸린다.

사람들이 이것을 믿는 이유: 제대로 포장되지 못한 진공 포장된 음식들에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이나 화학물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수비드는 조리를 하기 전에 진공 포장을 하기에 오히려 고전적인 조리 방식보다 더 위생적이다. 또한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기에 온도가 익히기에 낮을 이유도 없다.


오해: 진공 포장된 음식을 안전하게 조리하려면 진공 포장된 봉지를 80도 이상에서 먼저 조리한 다음 더 낮은 온도로 내려야 한다.

사람들이 이것을 믿는 이유: 몇몇 세균들은 높은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사실: 80도 이상으로 조리하고 난 다음 저온 조리를 하는 것은 더 안전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식당들은 수비드를 하기 전에 굉장히 위생적인 재료를 사용하거나 이미 겉면을 시어링(팬에 표면만 짧고 높은 온도로 굽는 것)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세한 수비드 조리법

일반적으로, 수비드 조리법은 진공 포장 -> 물(bath)에 진공 포장된 식재료를 넣고 조리 기구 가동 -> 조리 기구에서 조리 기구 방식 조절 -> 후처리로 나뉠 수 있다.


진공 포장 방식에서는 식재료가 균일하게 익힐 수 있게 고압 상태를 만들고 또한 물(중탕 매개체)이 들어오지 않고 열을 균일하게 가해지도록 제대로 포장을 하는 역할을 한다. 진공을 만드는 이유는 음식을 산화시키는 산소가 포장에 들어있으면 불균일한 조리나 원하지 않았던 조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도 있는데, 이 때문에 진공 포장 대신 비활성 기체인 질소나 헬륨으로 담아서 쓰기도 한다. 포장할 때는 다양한 재료로 포장을 할 수 있는데, 보편적으로는 진공 포장이 쉽고 열을 가해도 변성이 되지 않는 비닐 재질을 쓴다. 또한 진공 포장 과정에서 조리를 원하는 식재료만 넣는 것이 아닌 다른 재료도 넣는데, 후라이팬 조리를 할 때 다양한 식재료, 특히 향신료를 넣어서 식재료의 향을 증폭시키는 것처럼 수비드 방식에서도 마늘, 정향, 파슬리 등을 넣어서 식재료와 잘 어울리는 향을 주입(infuse)시키기도 한다. 또한 아까 말했듯 안전성을 높이고 수비드에서 불가능한 마이야르 반응을 표면에 입히기 위해서 표면을 미리 시어링 (후라이팬으로 표면만 굽는 조리 방식)할 수도 있다.

진공 포장 방식. 이때 연어와 올리브오일을 같이 넣어 향을 극대화시키고 잡내를 제거하였다.
진공 포장 방식. 이때 연어와 올리브오일을 같이 넣어 향을 극대화시키고 잡내를 제거하였다.

조리 기구는 가정에서 쓰이는 압력밥솥에 온도 조절 기구를 달 수도 있고, 굉장히 비싼 autoclave를 쓸 수도 있다. 즉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냄비 하나부터 수천만원에 이르는 가전까지 수비드 조리를 목적에 맞게 조리하는데 쓰인다.


마찬가지로 조리 기구에서 방식 조절도 조리 기구에 따라 수십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후처리를 수비드된 식재료에 또 향이나 맛을 더하기 위해서 다양하게 첨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비드 조리에서는 수비드가 되자마자 음식을 내놓는 것이 가장 맛과 질감, 향 등 요리의 질이 좋으므로 후처리를 거의 하지 않고 조리 즉시 서빙되고는 한다.

수비드 조리에는 정말 다양한 방식의 조리 기구들이 있다.
수비드 조리에는 정말 다양한 방식의 조리 기구들이 있다.
마무리

지금까지 수비드 조리법의 역사와 특징, 오해 등을 자세하게 알아보았다. 수비드 조리법은 굉장한 요리사가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냄비와 진공 포장기, 또는 다양한 대체 조리기구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중학생도 할 수 있는 조리 방식이다. 한번쯤은 팬에 굽는 방식이나 오븐에 굽는 방식보다 수비드를 하는 방식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학생기자 김종휘 ㅣ 화학생물 ㅣ 지식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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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modernist cuisine: techniques and equipment by Nathan Myhrvold

[2] modernist cuisine: animals and plants by Nathan Myhrvold


첨부 이미지 출처

[1] modernist cuisine: techniques and equipment by Nathan Myhrvold 198~267p

[2] modernist cuisine: animals and plants by Nathan Myhrvold 1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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