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가 종양을 돕는다? TME에 대한 기초적 이해
- KOSMOS KSA
-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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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암 치료
악성종양 즉, 암은 억제되지 않는 세포의 성장, 분열로 정상적인 세포와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파괴하는 질병이다. 암에 걸린 흔적은 어떤 다세포 생명체든 확인해보면 발견될 정도로 오래된 질병이다.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 암에 걸린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약 7700만년 전에 살았던 공룡의 뼈에서도 골암(근육종의 일종)에 걸린 흔적이 확인되었다. 암이 인류사와 함께해온 원로 질병이며 위험한 질병인 만큼 암치료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연구주제였다. 특히 같은 생명체를 연구한다는 특징 때문에 암의학은 생명과학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에는 주로 외과적 수술을 이용하여 암을 치료하였다. 종양은 세포 조직에 붙어 성장하는 질병인 만큼 절제를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의학 기술이 발전한 현재에는 외과적 절제와 함께 방사능을 통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 항암제를 이용하여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의 암치료법 연구는 인간이라는 거대 생명체 속에 들어온 암이라는 ‘다세포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렇다면 미래의 암 치료는 어떤 방향을 띄고 있을까? 분자 수준에서 생명 현상을 이해하려는 분자생물학이 현대 생물학의 중추를 차지한 지금 미래에 종양을 구성하는 암세포와 주변 세포, 면역세포 간의 분자 상호작용을 기반으로한 치료법이 주로 사용될 것이라 예상된다.
종양 미세 환경, 종양은 혼자가 아니다

“암세포만 제거하면 끝나는 것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종양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을 이루는 면역세포, 혈관, 섬유아세포, 세포 외 기질 등 정말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며 암의 성장에 관여한다.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암 주변의 환경을 종양 미세 환경 (Tumor Microenvironment, TME)라 부른다. 한가지 중요한 점은 종양 미세 환경은 단순히 암세포 주변을 둘러싼 공간이 아닌 암세포와 숙주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최근 종양면역학의 연구들은 암의 본질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확립하는데 있어 TME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친구이자 적, 면역세포와 종양
면역세포는 체내에서 보통 외부 침입자나 이상 세포를 감지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에서 유래했지만 변형된 성질로 인해 면역계에 의해 이물질로 인실될 수 있다. 그러나 종양 미세 환경에서는 이들이 숙주를 지키는 ‘수호자’로만 작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후에 서술할 대식세포는 포식작용을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M2형 대식세포로 분화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것 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제거할 면역세포나 약물이 침투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 되어 암의 장애물이자 공모자로 작용하기도 한다. 때문에 다양한 면역세포의 TME에서의 역할을 확실하게 알고 연구해나갈 필요가 있다.
항원
본격적으로 면역세포를 알아보기 이전 항원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면역세포들의 작용이 시작하려면 먼저 그들이 항원을 인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Neoantigen : Neoantigen은 종양세포가 지닌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새롭게 생성된 항원이다. 이러한 항원은 정상 세포에는 존재하지 않는 변형 펩타이드 구조를 띄고 있으며, MHC 분자에 결합해 T세포에게 인식된다. 대부분 암의 발생과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승객 돌연변이(Passenger mutation)에 의해 일어나지만, 일부는 종양의 성장과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운전자 돌연변이(driver mutaition)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 돌연변이의 수가 많은 종양 세포일수록 Neoantigen의 변이가 크게 일어나고 T세포 반응이 강력하게 나타난다.
Oncogenic Virus Antigens : 일부 종양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이 경우 바이러스의 단백질이 항원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항원은 다른 항원들에 비해 비교적 명확하게 면역반응의 표적이 되며 백신과 같은 예방전략도 존재한다.
Overexpressed Cellular Proteins : 일부 종양항원은 정상 세포에도 존재하지만 종양세포에선 과발현되거나 부적절한 위치에서 발현된다. Cancer-testis antigen은 정상적으론 정소나 태반에만 존재하지만 다양한 종양세포에서도 관찰된다. HER2/NEU 단백질은 일부 유방암에서 발견되어 표적이 된다. 또, melanoma 같은 종야에선 tyrosinase나 MART-1 같은 조직 특이적 단백질이 과발현되어 면역반응의 대상이 된다.
면역세포와 종양억제
면역세포들은 기본적으로 숙주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물질과 이상 세포를 감지, 제거하는데 목적을 두기에 종양을 억제하는 경향을 띈다.
CD8+ T cell (CTL) : CTL은 암에서 종양 면역반응에 가장 중요한 세포라 할 수 있다. 직접 종양 위험 세포들을 그들의 항원과 1형 MHC 연합체를 인식하여 제거한다. 때문에 종양들은 regulatory mechanism을 이용하여 CTL의 발현을 막는데, 현대엔 이 regulatory system을 막는 치료법을 사용하여 CTL의 발현을 강화한다.
Dendritic cell (DC) : 종양은 대부분 항원제시세포가 아니기에 면역계에서 림프구의 증식과 분화에 관여하는 2차 림프 기관에게 항원을 제시할 수 없다. 또, 공자극 분자도 없기에 분화 이전 T cell을 활성화 시키는 것도 어렵다. 이로 인해 분화전 CTL을 활성화 하기 위해 DC가 사용된다. DC는 phagosome의 소화 후 단백질을 흡수하여 1형 MHC 분자에 붙임으로써 CTL이 이를 인식할 수 있게 한다.


CD4+ Helper T cell : CD4+ Helper T cell, 그 중 Th1은 종양 면역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해당 세포는 CTL을 활성화 하고 인터페론 감마를 분비하여 대식세포를 활성화한다. 인터페론 감마는 종양세포의 1형 MHC 분자 발현을 증가시켜 CTL에 더 쉽게 인식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한다.
NK cell : NK cell(자연살해세포)는 다양한 종양 세포를 제거할 수 있으며, 암 면역 감시에 기여한다. 때문에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해당 세포의 기능과 수에 결함, 낮은 활성도를 가지게 될 경우 종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종양 세포가 세포 독성 T세포에 의해 제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1형 MHC 분자 발현을 낮추면, NK cell은 이들을 제거한다. 이는 NK cell이 1형 MHC 분자에 결합하는 억제 수용체를 발현하기 때문이다. 또, 많은 수의 종양은 NKG2D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 리간드를 가지는데 NKG2D 수용체는 1형 MHC 고발현으로 인해 NK cell에게 오는 억제 신호를 무시할 수 있게 한다. (*이는 MHC 1형 분자가 해당 세포의 상태가 정상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NK cell은 항체 의존 세포 자살을 통해 항종양 항체가 둘러쌓여 있는 종양 세포를 사멸시키는 역할도 수행하며 이들의 세포 살해 능력은 사이토카인 인터페론 2, 12, 15에 의해 증가한다.
대식세포 : 대식세포는 활성화 상태에 따라 종양의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거나 촉진할 수 있다. TME에서 활동하는 대식세포를 종양 관련 대식세포(TAM)이라 하는데 면역 억제, 종양의 혈관 확장 촉진, 전이 촉진 등을 하여 종양 촉진을 돕는 일과 암세포 제거, 면역 반응 활성화 등을 하여 종양의 억제를 하는 일 2가지를 조건에 따라 다르게 수행한다. 종양 억제 역할을 하는 대식 세포를 M1 대식세포(클래식 활성화 상태)라 하며 독성 산소정과 질소 산화물을 이용한 암세포 제거,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통한 염증 반응 유발을 한다. 이들은 Th1 cell, CTL, NK cell 등이 보내는 인터페론 감마 등에 의해 활성화된다. 종양을 촉진하는 대식세포를 M2 대식세포(대체활성화 상태)라 하며 사이토카인 인터루킨 4 등에 의해 활성화 된다.
면역세포와 종양 촉진
종양 면역에는 종양 제거에 목적을 둔 세포들이 많지만 종양 성장에 기여하는 세포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선천 면역계의 골수 세포는 면역 세포 중 종양 촉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해당 세포는 DNA 손상을 유발하고 자유 라디칼을 형성하여 세포의 변형을 일으킨다. Mast cell, Neutrophill, 대식세포와 같은 선천 면역 세포는 세포 주기 진행과 종양 생존을 촉진하는 인자를 분비한다. 앞서 말했듯 M2 대식세포는 종양 성장에 기여하는데 종양의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성장인자 VEGF와 세포 외 조직을 변형하여 침투에 도움을 주는 MMP를 종양세포에게 제공한다.
결론
지금까지 TME와 그 속에서 세포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아보았다. 최근에는 TME가 단순한 수동적 환경이 아니라, 암의 생존 전략 중 하나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TME를 직접 조절하거나 표적화하는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다.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암 관련 섬유아세포를 억제하는 약물, 암을 촉진하게 설정된 면역세포를 초기화 하는 재프로그래밍 약물 등이 임상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일부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하여 효과를 증진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종양과 TME는 단순한 세포 덩어리와 공간이 아닌 복잡한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암세포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모든 환경들 역시 치료의 대상이 되며 앞으로의 항암 전략은 이 복잡한 생태계를 정확하게 이해하여 정복하고 조절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공도윤 학생기자 ㅣ Chem & Bio. l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Jameway’s immunology - Berg, Leslie J.
[2] 서울대학교 암연구소 종양 미세환경 연구실 자료
[3] 우수연, 최희선, 유강희, 김준서, 윤열희, 이승연, 최재혁, 김경호, 이강준, 황승현 and 이동준. (2024). 암줄기세포와 종양 미세환경에 대한 고찰. 생명과학회지, 34(6), 41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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