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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당신에게

여러분은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하나요?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하루의 마지막을 보내곤 합니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고, 유튜브에서 쇼츠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틱톡에서 유행하는 챌린지를 훑는 사이, 어느새 원래 자려고 했던 시간이 한참 지나버린 경험이 아마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은 우리의 눈과 몸에 치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눈이 자주 피로하고 뻑뻑한 느낌이 든다거나, 이유 없이 늦게 잠이 들고 아침에 개운하지 않다면 당신은 이미 ‘블루라이트’ 라는보이지 않는 자극에 영향을 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블루라이트란 무엇인가?

블루라이트(청색광)는 가시광선 중에서도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은 400-500nm 범위의 빛으로 본래 태양빛과 같은 자연광원에도 포함되어 있으나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컴퓨터, LED 조명 등 인공적인 광원에 의해서 훨씬 더 많은 양의 블루라이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됩니다. 이 빛은 화면을 더욱 밝고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눈과 뇌, 그리고 수면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는 복합적인 위험이 숨어있습니다. 이러한 블루 라이트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매우 복합적이지만, 그 중심에는 한 가지 세포가 존재합니다.


눈은 단지 카메라가 아니다
눈의 구조
눈의 구조

사람들은 보통 눈을 카메라처럼 외부 세계의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기관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눈은 그보다 훨씬 정교한 생체 센서로 특히 ipRGC(intrinsically photosensitive retinal ganglion cell)라 불리는 망막 신경절 세포는 우리 몸이 지금이 낮인가, 밤인가를

판단하게 해주는 핵심적인 감각 시스템으로 작용합니다. 이 세포는 전체 망막세포 중 한 1-3% 정도에 불과하지만, 멜라놉신(melanopsin)이라는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통해 480nm 파장의 청색광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리고 이 빛의 정보를 뇌의 시교차상핵(SCN)이라는 생체시계에 전달함으로써 멜라토닌이라는 수면 유도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합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낮에 블루 라이트에 노출될 때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어 상대적으로 각성상태가 유지되어 집중력을 발휘하고, 밤에는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잠에 드는 패턴이 반복되지만, 문제는 밤에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으로 블루라이트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ipRGC는 마치 낮인 것처럼 활성화되고, 멜라토닌 분비는 억제되어 결국 뇌는 아직 잠들 시간이 아니다 라고 판단해 수면 준비를 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수면의 질 저하, 불면, 낮 시간 피로 등의 증상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몸의 생체리듬

우리가 매일 밤 일정한 시간에 졸리거나, 특정 시간에 집중력이 오르고, 식사 시간이 되면 배가 고픈 것에는 이유가 존재합니다. 이 모든생리적 리듬은 체내에 내장된 생체시계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PER과 TIM 단백질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침에는 CLK/CYC 복합체가 PER, TIM 유전자의 전사를 유도해 단백질이 형성되고 세포질에 점차 축적됩니다. 이때TIM 단백질의 경우 빛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PER의 농도가 점차 증가합니다. 그러다 저녁이 되어 빛 자극이 줄어들면 TIM 단백질이 점차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기 때문에 PER 단백질과 복합체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 복합체는 세포핵 내로 들어가 CLK/CYC 복합체의 활성을 줄여 더 이상 PER, TIM 유전자의 전사를 억제하게 됩니다. 따라서 심야에서 새벽에는 점차 PER, TIM의 농도가 감소하기시작합니다. 이후 아침이 되면 PER, TIM 단백질의 농도가 낮아져 PER, TIM 복합체 역시 줄어들게 되고 억제 효과가 사라져 다시 한 사이클이 시작됩니다. PER, TIM은 세포 내 대사나 기타 여러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에 우리 몬의 대부분의 세포들은 이러한 주기에 맞추어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처럼 생체리듬이라는 것은 우리 몸의 전반에 퍼져있고, 빛에 영향을 받기에 블루라이트에 의해 단지 수면만이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우울증 환자에서는 PER2 유전자의 리듬이 둔화되거나 고정되어 있으며, 기타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블루라이트의 망막 손상

폴란드의 한 연구진이 블루라이트가 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시궁쥐(Brown Norway Rat)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모든 쥐는 동일하게 12시간 백색광 노출, 이후 12시간 어둠이 반복되는 조건에서 자라도록 하여 실험 환경을 통일시켰습니다. 이후

쥐들을 다음과 같이 세 그룹으로 나누어 블루라이트에 노출시켰습니다.


1. 급성 노출 : 24시간 어둠 후 48시간 연속 블루라이트 노출

2. 장기 노출 : 10일간 매일 12시간 블루라이트 노출 이후 12시간 어둠 반복

3. 대조군 : 10일간 매일 12시간 백색광 노출 이후 12시간 어둠 조건 유지 (기존과 동일)


ipRGC(빨간 형광으로 염색된 점들)가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경우 감소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ipRGC(빨간 형광으로 염색된 점들)가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경우 감소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후 망막을 분석한 결과,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쥐들에서는 ipRGC 세포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위의 형광 염색 이미지에서 ipRGC가 존재하는 부분인 빨간 형광(점)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보이며 급성 노출군은 500개 이상, 장기 노출군은 250개 이

상의 세포가 소실되었다는 사실을 그래프를 통해 수치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급성 노출(AE)이 다른 경우와 달리 세포사멸(apoptosis)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급성 노출(AE)이 다른 경우와 달리 세포사멸(apoptosis)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더불어 전자현미경으로 각 그룹의 망막을 관찰한 결과에서는 특히 급성 노출군(가장 오른쪽)에서 망막 외막층(ONL)의 세포핵 붕괴, 염색질 농축, 액포화 등 세포 자멸사(apoptosis)의 전형적인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블루라이트가 단순한 기능 저하를 넘어서 망막 구조 자체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블루라이트는 세포를 어떻게 파괴하는가 - 분자적 경로

블루라이트는 몇가지 기작을 통해 망막 내의 세포들을 파괴합니다.

첫번째로 활성산소와 산화 스트레스를 가합니다. 블루라이트는 파장이 짧아 높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눈 속의 색소(A2E 등)

와 반응해 다량의 활성산소(ROS)를 생성합니다. 이 ROS는 세포막의 지질을 산화시키고 유전물질(DNA)를 손상시키며, 단백질을 변형시켜 세포 전체에 광범위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특히 망막색소상피(RPE) 세포는 이러한 손상에 매우 취약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시력 저하와 황반 변성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미토콘드리아와 리소좀 기능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산화스트레스는 세포 내 소기관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데, 그중 미토콘드리아의 경우 블루라이트가 이곳의 막 전위를 무너뜨리고 ATP 생성을 방해합니다. 또한 리소좀은 세포 내 노폐물을 처리하는 청소기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블루라이트는 이 내부의 산성 환경을 변화시켜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작동하지 않게 만들고, 노폐물이 축적되도록 합니다. 이 두 기관의 기능이 무너지면 세포는 스스로를 회복할 수 없고 결국 염증 반응이나 사멸하는 경로를 거쳐 결국 파괴되게 됩니다.


수면을 방해하는 빛

블루라이트는 우리의 수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휴스턴대학교의 연구(Ostrin et al., 2017)는 건강한 성인 21명을 대상으로, 취침 전 3시간 동안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Uvex)을 2주간 착용하도록 한 후 수면과 멜라토닌에 대한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야간에 멜라토닌 농도는 평균 58%가 증가했으며(16.1 -> 25.5 pg/ml) 하루 수면 시간이 약 24분 증가하였고, 취침 시간 역시 27분으로 앞당겨졌습니다. 또한 수면의 질을 평가한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에서도 5.6점에서 3.0점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빛 자극 이후의 동공 반응(PIPR)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는데, 이는 단순히 수면 시간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뇌의 생체시계 민감도 자체가 회복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블루라이트, 무조건 해로운가?

지금까지의 내용을 봐서는 ‘블루라이트는 무조건 해롭구나’ 와 같은 생각을 하기 쉽지만 블루라이트가 무조건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낮 시간대 블루라이트 노출은 졸음을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며, 반응속도와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도 다수 존재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낮에는 다양한 일을 하며 집중을 해야 하기에 태양빛의 블루라이트를 하나의 수단으로서 그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Silvani et al.(2022)의 체계적 문헌 분석에 따르면 블루라이트 노출은 실험 참가자의 2/3 이상에서 인지 기능 향상과 반응속도 증가, 주의력 증가를 보였으며 특히 운동 수행이나 작업 효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점입니다. 생체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이상적인 빛 노출은 ‘낮에는 충분히’, ‘밤에는 최소한으로’ 라는 규칙을 지키는 것이기에 밤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이 밸런스가 붕괴되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블루라이트가 무조건 안 좋은 것이라고 피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하기 보다는 스스로 적절히 조절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조원준 학생기자 | Chemistry&Biology | 지식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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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Ouyang X, Yang J, Hong Z, Wu Y, Xie Y, Wang G. Mechanisms of blue light-induced eye hazard and protective measures: a review. Biomed Pharmacother. 2020 Oct;130:110577. doi: 10.1016/j.biopha.2020.110577. Epub 2020 Aug 4. PMID: 32763817.

[2] Ziólkowska N, Chmielewska-Krzesinska M, Vyniarska A, Sienkiewicz W. Exposure to Blue Light Reduces Melanopsin Expression in Intrinsically Photoreceptive Retinal Ganglion Cells and Damages the Inner Retina in Rats. Invest Ophthalmol Vis Sci. 2022 Jan 3;63(1):26. doi: 10.1167/iovs.63.1.26. PMID: 35060997; PMCID: PMC8787613.

[3] Ostrin LA, Abbott KS, Queener HM. Attenuation of short wavelengths alters sleep and the ipRGC pupil response. Ophthalmic Physiol Opt. 2017 Jul;37(4):440-450. doi: 10.1111/opo.12385. PMID: 28656675; PMCID: PMC7229994.

[4] Silvani MI, Werder R, Perret C. The influence of blue light on sleep, performance and wellbeing in young adults: A systematic review. Front Physiol. 2022 Aug 16;13:943108. doi: 10.3389/fphys.2022.943108. PMID: 36051910; PMCID: PMC9424753.

[5] https://m.dongascience.com/news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chromaviso.com/

[2] Ziólkowska N, Chmielewska-Krzesinska M, Vyniarska A, Sienkiewicz W. Exposure to Blue Light Reduces Melanopsin Expression in Intrinsically Photoreceptive Retinal Ganglion Cells and Damages the Inner Retina in Rats. Invest Ophthalmol Vis Sci. 2022 Jan 3;63(1):26. doi: 10.1167/ iovs.63.1.26. PMID: 35060997; PMCID: PMC8787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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