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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시간을 1시간 앞당긴다면


일광절약시간제의 시작과 끝에서 시계의 변화
일광절약시간제의 시작과 끝에서 시계의 변화

‘일광절약시간제(Daylight saving time, DST/DT)’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일명 ‘서머타임(Summer time, ST)’이라고도 불리는 이 제도는, 표준시를 원래 시간보다 앞당기는 제도를 말한다. 일광절약시간제는 실용에 기초한 제도로서, 해가 일찍 뜨는 여름에 1시간 정도 시간을 당겨 하루를 일찍 시작함으로써 햇빛이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즉, 일광절약시간제가 실시되면 실제로는 0시에 시계는 1시를 가리키고 있게 된다. 이는 현재 미국, 유럽, 뉴질랜드 등등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서머타임의 시작

‘시간을 앞당겨 쓴다’는 발상은 언제, 무엇을 위해 시작되었을까? 사실 처음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그 대상은 전기가 아닌 양초였다. 1784년 당시 미국의 프랑스 주재 영사였던 벤자민 플랭클린은 해가 뜰 때 교회 종을 울리거나 대포를 쏘아서 시민들이 모두 일어나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하면 햇빛이 밝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그만큼 양초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광절약시간제의 본질과 비슷하지만, 시계 바늘을 앞으로 돌리는 아이디어는 1905년 윌리엄 윌렛에 의해 제안되었다. 골프 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해가 지고 나서가 아닌 낮에 골프를 즐기고 싶었고, 이에 2년 뒤 이 발상을 영국 의회에 상정하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일광절약시간제가 최초로 시행되고, 세계적으로 퍼지게 된 계기는 전쟁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일광절약시간제는 연료를 절약하고 공습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었는데, 이는 1916년 4월 30일 독일이 최초로 시행하고 영국이 같은 해 5월 21일에 시행하였으며, 러시아와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듬해에 잇따라 시행했다. 전쟁이 끝남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일광절약시간제를 폐지하였고 미국도 그 중 하나였으나, 이후 또 한 명의 골프광이었던 우드로 윌슨 대통령에 의해 다시 실시되었다고 한다.


서머타임에 관한 진실

그런데 서머타임이 정말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면, 왜 우리나라는 이를 시행하지 않는지에 관한 의문이 생긴다. 서머타임은 정말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는가? 답은 ‘아니다’이다. 일광절약시간제는 말 그대로 일광을 절약하는 제도로서, 전구에 사용되는 에너지 한정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냉방이다. 일광절약시간제가 시행되면 해가 떠 있는 시간의 활동 시간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냉방 장치의 가동 시간 또한 증가하여 결국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이에 관한 연구 한 편을 살펴보자. 미국 인디애나 주는 2006년 이전 30년간 일광절약시간제를 채택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이 섞여있었고, 2006년부터 주 전체에서 일광절약시간제를 채택하기로 하였다. 이에 미국 예일대학교의 매튜 코첸과 캘리포니아대 로라 그랜트는 일광절약시간제 시행 전후의 전기 요금을 비교 분석하여 그 내용을 2011년에 “경제와 통계 논평(The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라는 학술지 93권 4호에 실은 논문 “일광절약제도는 에너지를 절약할까? 인디애나의 자연적 실험을 통한 근거(Does daylight saving time save energy? Evidence from a natural experiment in Indiana)”에 담았다.




위의 표를 보면 왼쪽에 DST effect, 즉 일광절약시간제의 효과를 나타내는 줄이 있다. 이를 보면 7월 한 달을 빼고는 일광절약시간제가 시행되는 4월에서 10월 사이에 전기 사용량이 더 많으며 전반적으로 0.98%를 더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명을 더 많이 쓰느냐, 냉방비를 더 많이 쓰느냐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으로 위의 연구 결과만 보고 일광절약시간제가 에너지를 낭비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일광절약시간제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일광절약시간제에 관한 진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으로 일광절약시간제의 시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들에 대해 알아보자.


드러나는 부작용

‘수면’은 건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일광절약시간제는 이러한 ‘수면’에 영향을 준다. 일광절약시간제는 여름에는 1시간의 수면 시간의 상실을 초래하고, 가을에는 1시간의 추가적인 수면 시간을 얻게 한다. 이는 불충분한 수면 시간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생체 리듬에 혼란을 준다. 사실 표준시 자체도 우리 신체의 생체 리듬과 일치하지 않아 문제가 많은데, 일광절약시간제는 이 생체 리듬과 표준 시간 사이의 괴리를 더 심화시켜 여러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다.

서머타임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는 교통사고 발생률의 증가이다. 1996년 4월 4일 출간된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글 “Daylight Savings Time and Traffic Accidents”를 통해 일광시간절약제가 교통사고 발생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자. 영국 콜럼비아 대학의 Stanlet Coren과 PH.D.는 1991년, 1992년 동안 Canadian Ministry of Transport에 보고된 10개의 주에서 발생한 모든 교통사고 자료, 총 1,398,784건의 사고를 발생한 날짜에 따라 기록하였다. 일광절약시간제로 인해 시계가 변경된 주 이전 월요일과 직후 월요일, 일주일 후 월요일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봄에 시계 조절 직후에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약 1.086배 증가하였고, 가을에 다시 표준시로 돌아왔을 때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약 0.937배 감소하였다. 즉, 한 시간의 수면 시간을 상실한 봄에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평균적으로 대략 8퍼센트 증가하였으며, 한 시간의 수면 시간을 얻은 가을에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대략 8퍼센트 감소하였다. 이 실험의 결과는 일광절약시간제로 인한 수면 시간의 변화, 특히 수면 시간의 상실이 교통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봄의 이동 이후에는 사고가 증가한 반면, 가을의 이동 이후에는 사고가 감소하였다.
봄의 이동 이후에는 사고가 증가한 반면, 가을의 이동 이후에는 사고가 감소하였다.

또 다른 잘 알려진 서머타임의 부작용은 급성 심근 경색의 발생률 증가이다. Manfredini et al.의 논문 “Dayꠓlight saving time, circadian rhythms, and cardiovascular health”에 따르면, 일광절약시간제 실시 후 급성 심근 경색의 발생률이 증가했다. 특히 봄에 시행 직후, 남성 피실험자에서 이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으며, Manfredini et al.dms 이러한 결과가 수면 시간의 감소와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주는 생체 리듬의 불균형에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학술지 수면의학평론(Sleep medicine reviews)에 실린 논문 "일광절약시간제가 수면과 인간행동에 미치는 영향(The impact of daylight saving time on sleep and related behaviors)"은 일광절약시간제 시행의 영향을 과학적으로 탐구한 연구논문 약 60편을 분석해, 일광절약시간제가 수면, 교통사고, 사망, 건강, 인지능력, 및 업무 생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한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그 중 몇몇을 예로 들자면, 우선 Gaski와 Sagarin은 인디아나 주에서 일광절약시간제 시행 여부에 따라 SAT(Scholastic Assessment Test) 시험의 점수를 비교함으로써 학생들의 학교 수업 성취도를 분석했다. 350개의 고등학교를 10년동안 관찰한 결과, 일광절약시간제를 시행한 지역 고등학교의 성적이 표준 시간 고등학교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또한 Garrison과 Christakis의 연구에 따르면 수학 과학 시험의 점수가 일광절약시간제 시행 이후 확연히 감소했다. 이 두 연구는 일광절약시간제의 시행에 따른 수면 리듬의 혼란이 인지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연구로 Wagner et al.은 일광절약시간제 시행 시 업무 시간 중 업무와 관련이 없는 행동, 특히 업무와 관련이 없는 웹사이트를 떠돌아 다니는 'cyberloafing'이라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전 월요일과 비교하여 봄에 일광절약시간제가 시작된 후 월요일의 업무 시간 동안 오락을 위한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시간이 확연히 증가하였는데, 이는 자아 조절 능력의 상실로 해석된다. Wagner et al.은 일광절약시간제 시행으로 인해 감소된 수면 시간이 자기 조절 프로세스, 특히 비생산적인 지연 유형의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손상시키고, 따라서 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인터넷 서핑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일광절약시간제는 여러 이유로 비판받는다. 우선 전 세계의 컴퓨터 시간을 바꾸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한다. 또한 일광절약시간제는 전 세계적으로 쓰이지 않고 위도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수면 취침 주기의 격차가 나라 간에 벌어져 국제적 활동에 혼란을 준다. 그리고 일광절약시간제의 시작과 끝에는 해가 뜨지도 않았는데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등교, 출근해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영구 일광절약시간제 vs 표준 시간

사실 지금까지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더 이상 일광절약시간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 대부분이 서머 타임제를 폐지하는 데에 동의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표준 시간과 일광절약시간 중 어느 시간을 택하느냐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 대립이 심각한데, 실용성을 중시하는 정계와 재계 측은 일광절약시간 영구화를 지지하며 저녁에 밝은 시간이 길면 사람들이 보다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고 휴식도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밤길이 어둡지 않으면 강도 절도 사건, 자동차 사고 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수면학 분야 과학자들은 대부분 표준 시간으로 고정할 것을 지지한다. 모든 생명체에는 태어날 때부터 생체시계가 내장되어 있어 사람은 24시간 주기로 생체 리듬을 조절하며 살아가는데 표준 시간이 이 생체 리듬과 더 잘 맞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표준 시간을 고정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당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대로 현재에 머물겠는가 혹은 지구의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데 동참해보겠는가?



김초은 학생기자 | Chemistry & Biolog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Yvonne Harrison. The impact of daylight saving time on sleep and related behaviours.

[2] Matthew J.Kotchen and Laura E.Grant. Does daylight saving time save energy? Evidence from a natural experiment in Indiana. 

[3] Stanlet Coren, PH.D. Daylight savings time and traffic accidents.


첨부 이미지 출처

[1]    Matthew J.Kotchen and Laura E.Grant. Does daylight saving time save energy? Evidence from a natural experiment in Indiana. 

[2]    Stanlet Coren, PH.D. Daylight savings time and traffic accidents. https://cbmpress.com/bbs/board.php?bo_table=tlife&wr_id=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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